아직도 후덥지근한 열기가 있는 새벽 출근길로 들어섰다.
동네 뒤안길 집집마다
실외기에서 후끈한 열기를 뿜고
시동을 켠 차들도 에어컨을
켰나 보다. 열기가 감지된다.
새벽전철역 지하 내부도
화끈한 열기가 충만하다.
산들바람, 센바람, 돌풍, 광풍 등
다중인격의 바람들이
상시 살고 있는 바람의 언덕에 서서
민머리카락 모낭부터
무좀 걸린 발가락 사이까지
온몸의 숨골을 활짝 열고
개구멍이라고 할 수 있는
항문은 닫고....
암석투성이 해변을
거침없이 두들기는
망망대해에서 몰려온
거대한 파도무리들이
천 갈래 만 갈래 부서지는
우람한 파열음과
산화하는 하얀 포말들
새벽 풀벌레 여린 소리가 섞여있는 해변가 바람의 언덕은
머릿속에 삶의 찌꺼기처럼
입력되어 있는 무더위, 번뇌, 망상등을
일거에 탈탈 삭제할 정도로
통쾌, 상쾌, 유쾌했다
새벽의 풀벌레가 주는 정숙과
먼 시야에서 파도치는
굵은 저음의 음파와 하얀 포말등이
오묘하게 어우러지는 시청각 감동을
바리톤 음색 바람이 증폭하여 전달하는 여름 휴가지에서 만난
새벽언덕은 지친 내면을 정화하는
해탈의 성지였다
큰바람들이 세차게 직격 하는
風波가 너울거리는
아파트 건물들 굴곡진 사잇길을
고속으로 헤치는
도시의 세찬 바람길
초록으로 빛을 내는
아름드리 초여름 아파트 나무들이
쏴아~~~
방파제를 넘는 파도소리를 내며
나무들이 온몸을 뒤흔드는 장관은
또한 도시에서 접할 수 있는
무더위에 찌든 심신을
해탈하게 하는
보면 볼수록 볼매 풍경이다.
여름땡볕 권력이 발광하고 있는
백주 대낮거리
큰 차양 우산이 내려주는
한 뼘의 그늘막에 앉아
길 건너편 아파트 담장너머
큰 나무들이 온몸을 뒤흔드는
힘센 바람의 움직임을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오장육부가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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