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점심메뉴는 속풀이 선짓국이니
당기면 오시라고 얼큰한 전갈이
나 같은 下男에게 온다.
속풀이라는 워딩(요즘 헌재에서 별자리들이 자주 쓰는 언어이기에 나도 ㅋ)은 나에겐 생소한데
선짓국 먹어본 게 가물가물해서인지
무덤덤하던 내치아 주변 침샘들이
군침을 조금씩 분출한다.
치마폭 같은 배춧잎들에
포옥 둘러싸인 두툼한 선지들이
웅장하게 빠져 있는
속배추선짓국을 주연으로
범상찮은 꼬막, 깍두기, 물미역 초무침은 조연으로
거하게 점심을 과식했더니
내키지 않아 저녁밥을 건너뛰고
집으로 왔다.
맘속으로 집주방을 슬쩍
겉눈질 해서 혹 간식이 눈에 걸치면
먹어볼 요량이 쪼끔 있었다.
그런데 대박이다!
눈을 확 끌어당기는
비범한 자태가 있었다.
옛날옛적 추운 겨울 어느 날 기억
횡단보도 건너편
찐빵, 만두집을
따스한 볼매시선으로
화급하게 달려가던 기억이 소환되는
범상찮은 자태가
다소곳하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기차화통에서 뿜어 오르던
연기 기둥처럼
왕찐빵솥과 왕만두솥이
뜨건 김을 무시무시하게
쉭쉭! 용오름 하고 있던
아름다운 추억의 찐빵과 만두를
나이 든 옆지기가 나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속은 더부룩하겠지만
마음은 행복에 배부른 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