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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 추억

20대초반을 보냈던 풋풋한 모슬포 추억엔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을 향한
순진무구의 그리움들이 잔잔하게 배어 있다.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길
냉장고에 얼린 담백한 자리돔 야채 초무침이 맛깔난 미도상회를  가끔 들리곤 했어
내가 모슬포를 떠나는 날
슬픈 이별을 나눈곳도 미도상회였어
평생 미안하고 속죄하고 지내게한
사람과  이별을 한곳이지ㅠ
살아오는 동안 많이 생각나고 그리워 했지
같은 육지였으면 아마도 인연이 이뤄졌을거야!

휴일이면 대정국민학교 운동장에서
선후배 동료들과 축구도 많이 했어
자췻방 화장실엔 똥도야지가 살고 있었지
흑돼지인데 내가 자리잡고 앉으면 🐖 꿀꿀꿀
얼른 낙하시키라고 보챘지만
막대기로 돼지머리 통제를 잘해야했어
돼지머리에 차곡차곡  잘못 얹으면
무거우니 똥도야지가 머리를 도리도리 하겠지?
그러면 엉덩이는 심하게 폭파되겠지?

자려고 누우면  고요하니
베겟머리에 파도치는 소리가 늘 철썩거렸지
모슬포방파제를 두들기는 큰파도 소리였지
거대한 태평양에서부터 오는 파도이기에
박격포급 소리는 아니야!
155밀리 대포급 함성이었지
우르릉! 쾅쾅! 밤새  대단했어!

옆방에 경상도 사는 동료가 있었는데
경상도 어머니가 놀러 오신 날
모자가 반갑게 대화를 나누는데
상욕들을 섞어 일상이야기를
도란도란 하더라고
그런데 무척 정겹게 들려 놀랬어!

똥도야지 화장실이 있는 곳
밀감나무밭이  있었는데
동생이 놀러와
밤에 몰래 감귤서리를 했는데
다음날 주인이 감귤 몇개를 담은 쟁반을
살그머니 방앞에 놓았더라고
미안해 죽을뻔 했지!

한라산 등반과 몽블랑제과점을 같이 다닌
둘이 걸었네! 어제 그길을 ~~정종숙 노래를
부르는데 잠시 울고 오던 순녀 미술선생과
모슬포 교회에서 특송을 부르던
완신 음악선생님도 그립고
소개 받았던 대정읍사무소 여직원도 생각난다.

그후
대여섯번 모슬포를 찾아 갔지만
그때 그사람들을 찾을 수 없었다.
닿을 수 없는 이생망 그리움
애틋한 그리움.